PHP, ARTEX… AI가 찾아낸 약점에 무너진 10월
2026년 10월 한국과 일본에서 대규모 침해 사고가 연이어 공개됐다. 대부분 내부 핵심 시스템이 아니라 외부에 노출된 웹서비스와 앱 백엔드 API, 위탁 SaaS 같은 외곽 접점에서 시작됐다. 같은 기간 PHP, Node.js 등 웹 백엔드 런타임 및 GitLab 등 널리 쓰이는 소프트웨어에서 인증 없이 원격 코드 실행이 가능한 취약점이 연이어 공개됐다. ARTEX 등 AI 에이전트가 실제 침해 과정에 쓰였다는 보고도 잇따랐다.
한국에서는 9월 말부터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 가상자산사업자, 보험사까지 금융권 연쇄 침해가 이어졌고, 기업용 회계 소프트웨어 업체와 대형 교회, 대학, 프랜차이즈 등 비금융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일본에서도 같은 시기 수백만에서 수천만 건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공표가 이어졌다. 일본 정부 기관은 공개 앱을 분석해 백엔드 서버를 공격하는 수법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이런 흐름은 두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시기 미국, 유럽, 남미에서도 위탁 서비스와 외부 노출 웹사이트를 거친 침해, AI 에이전트를 이용한 대규모 자동화 공격이 보고됐다.
안랩 시큐리티 인텔리전스 센터(AhnLab SEcurity intelligence Center, ASEC)는 자체 분석, 공개된 보도 내용, 각 기관의 발표, 타 보안 업체 보고서를 종합해, 이번 사건들의 공통적인 패턴을 밝혀내고 예방 및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본 문서는 ASEC에서 발간한 보고서의 요약본이며, 문서 전문은 ASEC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사항: 개별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조사 중이며, 피해 기관은 공개 보도를 기준으로 업종 단위로 표기했다.
국내 금융권: 연쇄 침해의 시작
국내 금융권 침해는 9월 말 시중은행에서 시작해 한 달 동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금융당국은 10월 14일 기준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를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 상호금융, 전자금융업,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가상자산사업자 등 16곳으로 집계했다. 확인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 건이었다. 다만 피해 금융회사 수를 고려하면 유출 규모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점은 공격 대상이 예금과 이체를 처리하는 은행의 핵심 전산 시스템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대출모집인 전용 조회 서비스, 내부 직원용 영업지원시스템, 공제 관련 외부 웹페이지 등 본 서비스 옆에 붙어 있는 부가 시스템이 침해 경로였다.
| 구분 | 침해 지점 | 공개된 내용 |
|---|---|---|
| 금융기관 A | 대출모집인 전용 조회 서비스 | 정상 인증을 우회한 뒤 조회값을 반복 입력해 약 2만 5천 명의 대출 관련 정보 유출 |
| 금융기관 B | 직원용 영업지원시스템(ODS) | 인터넷, 모바일 뱅킹과 분리된 시스템에 비정상 접근, 89명 정보 유출 |
| 금융기관 C | 공제 관련 외부 웹페이지 | 공격 후 이틀 뒤에야 피해 사실 인지 |
[표 1] 한국 금융권 주요 침해 사례와 침해 지점
이번 금융권 공격에서는 AI 자율 침투테스트 도구인 ARTEX의 흔적이 확인됐다. 국내 보안 업계가 공격에 사용된 웹 서버에서 ARTEX 관련 문자열을 처음 발견했다. 그리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공격자 서버의 노출된 폴더에서 ARTEX 설정 파일과 AI 코딩 도구의 작업 기록을 확보했다. 공격자는 ARTEX에 DeepSeek, GLM, Grok 등 여러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연결해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공격자의 신원과 국적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밖으로 번진 침해
같은 시기, 금융권 밖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기업용 회계 소프트웨어 업체, 대형 교회, 커피 프랜차이즈, 대학, 교육청 등 업종은 달랐지만, 침해 지점은 직원 VPN 계정, 외부 백업 솔루션, 클라우드에 남은 임시 파일, 포털, 학습용 클라우드 계정 등 핵심 업무 시스템 바깥 접점이었다.
| 구분 | 침해 지점 | 공개된 내용 |
|---|---|---|
| 기업용 회계, ERP 소프트웨어 업체 | 직원 VPN 계정, 외부 백업 솔루션 | VPN 계정으로 개발 서버 무단 접속, 백업 솔루션 취약점으로 암호화 데이터 일부 반출 정황. 정부가 중대 사고로 판단하고 민관합동조사단 구성 |
| 대형 교회 | 교회 정보시스템 | 성도 약 85만 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이 포함된 자료 유출 |
| 커피 프랜차이즈 | 클라우드에 남아 있던 임시 데이터 파일 | 가상자산 채굴 목적의 비정상 접근 과정에서 약 276만 건 유출. 과거 서비스 개편용 임시 파일이 원인 |
| 대학 | 포털 서비스 | 재학생과 졸업생 등 1만여 명의 학번, 연락처, 이메일 유출 |
| 교육청 | 학습용 클라우드 계정 | 6개 교육청에서 11만여 개 계정 해킹 피해 |
[표 2] 한국 비금융권 주요 침해 사례와 침해 지점
일본에서도 반복된 같은 패턴
일본에서도 같은 시기 대규모 유출 공표가 집중됐다. 일본 보안 업체 마크니카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 조직의 웹 시스템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공표는 2026년 10월 6일까지 119건으로 2025년 전체 84건과 2024년 62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 중 81건이 7월 이후에 발생했다.
일본 당국은 침해 원인 가운데 하나로 앱을 통한 백엔드 공격을 지목했다. 일본 정보통신연구기구(NICT)는 10월 13일, 공개된 Android 앱을 분석해 접속 대상 서버와 API 구조를 파악한 뒤 서버 측 취약점을 공격하는 수법을 'A2B(App-to-Backend) 공격'으로 명명했다. 주로 노리는 취약점은 SSRF, 원격 코드 실행(RCE), SQL 인젝션, IDOR/BOLA이다.
앱 자체에 결함이 없어도 서버 측 API에 허점이 있으면 유출로 이어진다. 지난 10월 8일, JPCERT/CC도 기존 취약점 탐색, 앱 분석을 통한 관리용 API 악용, BI 도구 Metabase의 SQL 인젝션 취약점(CVE-2026-72898) 악용, 웹셸 설치를 주요 공격 유형으로 제시했다. 단, 두 기관 모두 개별 피해 기업을 특정하지 않았으므로 특정 사고를 A2B 공격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 구분 | 침해 지점 | 공개된 내용 |
|---|---|---|
| 소프트웨어 판매 | 회원정보 조회 API | API가 4일간 부정 이용돼 비밀번호를 포함한 회원 정보 최대 약 2,252만 건 유출 가능성 |
| 대형 할인점 | 앱, 온라인스토어 서버 | 서비스를 구성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부정 이용해 침입, 최대 약 173만 명 정보 유출 |
| SaaS 기업 | 메일 발송 SaaS의 API 서버 | API 서버 2대에서 명령이 실행돼 전체 계약자 정보와 일부 고객의 발송 대상 목록 반출 |
| 식품 브랜드 일본 법인 | 위탁 EC 플랫폼 | 위탁 업체 서버의 소프트웨어 취약점이 악용돼 약 314만 건 유출 |
| 백화점 그룹 | 예약 사이트 → 고객관리 시스템 | 예약 사이트를 경유해 고객관리 시스템에 접근, 그룹 공통 ID 회원 거의 전체인 약 126만 건 유출 |
| 뉴스 플랫폼 | 업무용 관리도구 | 관리도구 취약점으로 최대 32.3만 건 이메일 등 유출 가능성 |
| 전자책 서비스 | 시스템 로그 파일 | 회원 DB 319건 외에 로그 파일에 남아 있던 정보 최대 약 420만 건 유출 |
| 증권사 | 위탁 FAQ 시스템 | 문의 관리용 외부 서비스 침해로 약 11만 명 정보 유출 가능성 |
| 클라우드 사업자 | 클라우드 인프라 | 랜섬웨어 공격으로 지자체와 기업 등 고객사 495곳에 장애 |
[표 3] 일본 주요 유출 사례와 침해 지점
대부분의 일본 침해 사례들도 핵심 시스템이 아닌 주변 시스템이 출발점이었다. 특히, 백화점 그룹 사례는 예약 사이트 하나가 그룹 공통 ID를 사용해 피해로 이어진 경우였다. 전자책 서비스 사례는 회원 DB를 보호했더라도 로그에 같은 정보가 남아 있으면 유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RTEX는 일본에서도 확인됐다. 일본 보안 업체 GMO 사이버시큐리티 by 이에라에는 10월 19일, 당국 기업을 공격한 인프라에서 ARTEX의 사용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업체가 표적으로 확인한 기업 중 8개 기업이 9월과 10월에 정보 유출을 공표했다. 해당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한국 공격과 같은 행위자의 소행이라는 근거도 없다. 현재로서는 같은 도구가 양국에서 쓰였다는 사실까지만 확인된다.
Agentic AI 공격: 실험에서 실전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AI 에이전트가 정찰, 취약점 탐색, 침투, 웹셸 설치를 스스로 이어서 수행하는 공격이 실제 침해 사례로 확인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ASEC은 최근 화제가 되었던 ARTEX를 별도 테스트 환경에서 재현해 자율 침투가 어디까지 가능한지 확인했다. 보안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입력할 수 있는 수준인 '공격 대상에 침투해줘' 정도의 짧은 지시만으로도 ARTEX는 사람의 중간 개입 없이 웹 서버의 파일 업로드 기능을 찾아 웹셸로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Apache ActiveMQ가 노출된 환경에서는 알려진 취약점(CVE-2023-46604)으로 초기 접근한 뒤 내부 호스트 네 대에서 원격 명령을 실행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이 사례들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바로 ‘공격의 경제성’이다. 취약점 탐색, 공격 경로 시험, 페이로드 수정, 실패 후 재시도처럼 숙련된 인력이 필요했던 반복 작업이 이제 몇 시간씩 쉬지 않고 일하는 에이전트에게 맡겨지고 있다. 오픈 웨이트 AI 모델과 무료로 공개된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손쉽게 결합할 수 있게 되면서, 한때 고급 기술이 있어야 가능했던 사이버 공격은 이제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런 작전을 실행하는 비용도 그만큼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AI발 공격 예방, 외곽 접점부터 다시 그려야 한다
AI 활용 공격 예방의 출발점은 조직이 인터넷에 무엇을 노출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다. 공격자는 AI 에이전트로 외부 공격 표면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따라서, 방어자도 같은 관점에서 자산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 특히 메인 서비스 옆에 붙은 부가 서비스, 이벤트 페이지, 관리 도구, 앱이 호출하는 API 등 관리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던 자산이 우선 점검 대상이다.
| 영역 | 점검 항목 |
|---|---|
| 외부 노출 자산 관리 | 인터넷에 노출된 웹, API, 관리 페이지, 원격접속 지점을 전수 목록화하고 담당자를 지정한다. 쓰지 않는 서비스와 테스트 서버는 외부 접근을 차단한다. |
| 앱 백엔드 API | 앱은 언제든 분석될 수 있다고 전제한다. 모든 API 요청에서 서버 측 인증과 객체 단위 인가를 검증하고, 앱 안에 API 키나 인증 정보를 넣지 않는다. 사용자당 조회 건수 제한과 비정상 반복 조회 탐지를 적용한다. |
| 관리/업무 도구 | 관리 페이지, BI 도구, 영업지원시스템은 외부에서 직접 접근할 수 없도록 하고, 불가피할 경우 접근 IP 제한과 다중 인증을 적용한다. 이런 도구가 업무 DB를 읽을 수 있는 권한을 최소화한다. |
| 위탁 SaaS 및 공급망 | 위탁 업체가 보유한 데이터와 연결 권한을 목록화한다. 위탁 앱에 부여한 클라우드 권한(OAuth 동의 등)을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위탁 업체의 침해 통보 절차를 계약에 명시한다. |
| 계정과 인증 | VPN, 원격접속, 업무용 클라우드 계정에 피싱에 강한 다중 인증을 적용한다. 외부에서 확보된 계정 정보를 대입하는 공격에 대비해 로그인 실패 급증과 비정상 위치 접속을 탐지한다. |
| 패치와 지원 종료 | 인터넷에 노출된 구성 요소(PHP, GitLab, Node.js, DNS 서버 등)는 공개 당일 대응을 목표로 하는 별도 절차를 둔다. 기술지원이 끝난 시스템은 교체 계획을 세우고, 그 전까지 외부 노출을 줄인다. |
| 데이터 최소화 | 보존 기간이 지난 회원, 퇴직자 정보, 개발용 임시 파일, 개인정보가 남은 로그를 정리한다. 남아 있지 않은 데이터는 유출되지 않는다. |
| 탐지와 관제 | 외곽 접점의 로그를 핵심 시스템과 같은 수준으로 수집하고, 24시간 관제 범위에 포함한다. 웹 서버가 셸이나 다운로드 도구를 실행하는 행위처럼 침해 후 활동을 탐지하는 규칙을 운영한다. |
[표 4] 외곽 접점 중심의 예방 점검 항목
AI 에이전트를 이용한 공격은 속도가 빠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최초 표적화에서 권한 접근까지 3시간이 걸리지 않은 사례도 있다. 수동 점검 후 며칠 안에 패치하는 기존 주기로는 대응이 늦을 수 있다. 웹 방화벽 규칙 선제 적용, 노출 자산 즉시 차단 등 자동화된 대응 수단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또한, 방어자 측도 AI 기반 취약점 점검을 통해 공격자보다 먼저 외곽의 약한 고리를 찾아내야 한다.
공격 사례들에 대한 보다 상세한 분석 내용과 예방 및 대응 방안은 ASEC 블로그에 게시된 문서 원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ASEC 블로그 게시글 바로가기*참고자료: 최신 위협에 대한 안랩의 분석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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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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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hn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