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헤드셋보다 대세? AI 스마트 글래스의 현주소
작년 10월, 메타가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Ray-Ban)과 콜라보해 스마트 글래스 ‘레이밴 스토리스2’를 출시했다. 레이밴 스토리스2는 전작보다 개선된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를 탑재했으며, 라이브 스트리밍을 지원한다. 마크 저커버그는 스마트 글래스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고가인 VR 헤드셋보다 AI 스마트 글래스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I 스마트 글래스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알아보자.

올 2월, 애플이 ‘비전 프로(Vision Pro)’ 헤드셋을 출시했다. 비전 프로는 VR 헤드셋 또는 AR(증강현실)이 더해진 혼합현실(MR) 헤드셋이라고도 불린다. 4K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눈의 피로를 줄이고, 헤드셋 착용 시 보이는 외부 화면을 자연스럽게 구현해냈다. 또,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손가락으로 탭하거나 손목을 가볍게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만으로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은 2022년 약 920만 대에서 2025년 1,85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삼성과 LG도 VR 내지는 XR 헤드셋 개발을 선언했다. 하지만 애플 비전 프로는 출시 초기 사전 판매량만 20만대를 기록하며 주목을 끈 것에 비해, 인기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5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비해 부족한 기능, 무거운 무게, 불편한 착용감 등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이 쏟아지며, 반품 요청이 쇄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Sony)도 자사 VR 헤드셋인 PSVR2의 판매량 둔화로 재고가 쌓여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VR 헤드셋 시장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에는 AI 스마트 글래스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메타의 레이밴 글래스다. 최근 출시된 레이밴 스토리스2는 2021년 출시한 레이밴 스토리스의 후속 제품으로, AI 연동 기능이 추가됐다. 가격은 299파운드(약 50만원)부터 시작한다.
레이밴 스토리스2는 성능이 향상된 카메라를 탑재했다. 기존 500만화소 카메라 대신 1200만화소 카메라를 통해 더 높은 해상도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며, 라이브 스트리밍도 가능하다. 32GB의 내부 스토리지에는 최대 500장의 사진 또는 100장의 30초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 스피커와 마이크 시스템도 업그레이드됐으며, 5개의 마이크를 통해 공간 오디오를 캡처하기에도 더 유리해졌다.

[그림 1] 레이밴 스토리스2 스마트 글래스(출처=메타)
여기에 더해, 음성 AI 기능이 추가돼 음성으로 각종 조작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간편하게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안경테 색상은 광택 검정색, 무광 검정색, 투명 검정색, 투명 청록색, 투명 오렌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레이밴은 150가지가 넘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멀티모달(Multi Modal) 기능도 탑재했다. 멀티모달은 메타의 AI 어시스턴트(AI Assistant)가 레이밴의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보고 들은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으로, 메타가 비공개로 발표했다. "헤이, 메타" 명령을 사용해 메타 어시스턴트(Meta Assistant)를 불러오는 기존 기능에 더해, 글래스의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메타 어시스턴트에 전송해 처리 및 분석하는 '보기(look)' 명령어가 추가됐다. 예를 들어, 글래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식재료와 양념으로 가득 찬 식탁을 보고 지시를 하면 레시피를 알려주는 식이다.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의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만 지원하는데도 레이밴 메타로 촬영한 영상이 틱톡 및 기타 소셜 네트워크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메타의 스마트 글래스가 AI 글래스 시장을 지배하는 이유는 기존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품질과 가격 때문이다.
이 밖에도, 시중에는 다양한 AI 글래스가 출시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 글래스 전문 기업 이노베이티브 아이웨어(Innovatice Eyewear)는 챗GPT(ChatGPT)의 음성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루시드 라이트(Lucyd Lyte)를, 미국 스타트업 솔로스(Solos)는 에어고3(AirGo3)를 공개했다. 에어고3은 챗GPT와 연동돼 다양한 언어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아마존은 최근 차세대 스마트 글래스 ‘에코 프레임(Echo Frames)’를 선보였다. 에코 프레임에는 생성형 AI 알렉사가 내장돼 있으며, 배터리 수명, 음성 처리 기술, 개인정보 보호 기능 등이 향상됐다. 휴메인(Humane)은 55g으로 옷에 부착할 수 있는 자석 장치 'AI 핀(AI Pin)'을 공개했는데, 이는 입력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출력에는 스피커와 레이저 빔을 사용한다. 중국 IT기업 오포(OPPO)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MWC)에서 AI 음성 비서를 탑재한 새로운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시제품으로 선보였다. 이 글래스는 음성 명령으로 음악을 제어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다.
한편, 메타는 레이밴 스토리스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레이밴 스토리스는 현재 사진 촬영, 스마트폰 연동 등 비교적 간단한 기능들만 제공하지만, 조만간 가상 관광 가이드 기능이 도입돼 다양한 위치의 랜드마크를 식별하고,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아가, 메타는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 이외에 증강현실(AR) 기능을 지원하는 또 다른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T매체 더버지(The Verge)에 따르면, 메타는 ‘오리온(Orion)’이라는 새로운 AR 글라스를 올 가을 공개할 예정이다. VR 헤드셋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착용감은 더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 AhnLab콘텐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