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엇갈리는 메타버스, 지금은 어디에?
메타버스(Metaverse)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등장해 차세대 기술 트렌드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정부의 엔데믹 선언으로 최근 일상으로의 복귀가 재개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과연 메타버스는 무한한 가능성만 품은 채 사라져버릴까? 이번 글에서는 미래가 불확실한 메타버스의 현주소와 전망을 되짚어본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VR), 혼합현실(MR),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이 융합된 디지털 공간으로서, 경제사회문화적 가치를 제공하는 유망한 비대면 플랫폼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2022년 글로벌 기준 60조원까지 급성장한 메타버스 시장은 작년 이용률이 15%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야외 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탓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실제로 작년 전 세계 메타버스 이용률은 14.6%에 그쳤다. 국내의 경우 11% 수준에 머물었다. 이 추세로 미루어 보면, 올해는 그 수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가 여전히 고가인 데다, 이렇다 할 만한 메타버스 콘텐츠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서카나(Circana) 데이터는 작년 미국의 VR 헤드셋과 AR 안경 매출이 6억6,400만 달러(한화 약 8,678억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11억 달러(한화 약 1조4,377억 원)보다 40%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메타버스 및 관련 시장 규모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메타(Meta)나 마이크로소프트(MS), 디즈니(Disney) 등 글로벌 대형 IT 기업들도 메타버스 사업을 접는 추세다. 심지어 사명까지 바꾸며 한때 메타버스에 주력했던 메타는 작년 3월 메타버스 사업의 핵심인 VR 및 AR 기술 부문에 종사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작년 한 해 메타버스의 누적 적자는 137억2,000만 달러(한화 약 16조8,600억 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메타버스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넷마블에프앤씨 산하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도 전직원 70여 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메타버스월드는 넷마블이 2022년 아이텀게임즈와 블록체인 기업 보노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해 출범한 메타버스 전문 게열사로, 넷마블에프앤씨 지식재산(IP)을 활용해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라는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메타월드는 작년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거쳐 세계 시장에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법인이 정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프로젝트 자체가 폐기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컴투스 메타버스 사업 계열사인 컴투버스도 작년 9월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및 전환 배치를 진행하는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메타버스 미래는 애플 비전프로 출시가 전환점
올해 1월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는 가수 지드래곤이 등장해 관심을 받았다. 지드래곤이 AI와 메타버스에 관심이 많아 CES 2024 현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CES 2024 개막 첫 날 모습을 드러낸 지드래곤은 특히 롯데정보통신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칼리버스’에 유독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ES 2024에 불참한 애플은 전시회 개막 하루 전날 애플워치를 발표한 이후 9년 만에 MR 헤드셋 ‘비전프로’를 출시했다. 비전프로의 3일간 사전 주문건은 최대 18만 대를 기록하며 예상치보다 6~8만 대 정도 상회했다. 모델 별 가격은 467만 원부터 520만 원까지 이르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공개되자마자 전 모델이 매진됐다.
메타버스 업계에서는 비전프로 출시가 3년 넘게 침체기를 겪고 있는 메타버스 산업의 부활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올해 비전프로 판매량이 최대 6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역시 30~40만 대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다수 메타버스 서비스 기업들은 애플의 MR 헤드셋 출시에 따라 비전프로 연계 앱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애플의 첫 HMD(Head Mounted Display) 출시를 VR 서비스의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XR 시장은 애플이 진입하면 자연스럽게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전통 디스플레이 업체도 합류하면 하드웨어 생태계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이용률도 더 높아질 것 것으로 보인다.
- AhnLab콘텐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