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아이폰의 영광 계승할까?
애플이 올해 6월 5일 개최된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3)에서 자사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발표했다. 비전 프로는 2024년 출시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비전 프로 전용 앱 개발을 지원하는 비전OS의 첫번째 베타 버전과 비전 OS 소프트웨어 SDK 및 시뮬레이터를 공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비전 프로는 VR 헤드셋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애플 기기와 통합돼 기능이 확장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비전 프로가 메타버스 시장을 부흥시킬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비전 프로에 탑재된 기능과 활용 가능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비전 프로는 스키 고글과 비슷한 형태로, 이를 착용하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가상현실 세계를 탐험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하던 모든 일을 오직 비전 프로 하나 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가상의 창을 만들어 다양한 앱을 구동하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며, 마우스 대신 눈동자나 손끝으로 커서를 움직일 수도 있다.
또한, 화면을 30미터 크기로 키워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다. 작은 헤드셋 안에는 고성능 칩과 함께 카메라 12개, 마이크 6개가 내장돼 있다. 애플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단순 헤드셋이 아닌 ‘공간 컴퓨터’로, 주변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가상 이미지와 혼합해 보여준다.
물론 비전 프로가 전혀 새로운 제품은 아니다.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소니 등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물론 이 중에서 아직까지 성공한 제품은 없다. 하지만 애플의 CEO 팀 쿡이 비전 프로를 공개할 당시 ‘원 모어 씽’을 자신 있게 외쳤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발표할 때 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사용했던 문구로, 비전 프로가 그만큼 혁신적인 제품임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팀 쿡은 비전 프로가 과거 ‘아이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물론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원조는 아니지만,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은 아이폰을 발표한지 1년 만에 앱 스토어를 공개했다. 앱 스토어는 사람들의 일상을 뒤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앱 스토어로 인해 소셜 네트워킹이 보편화되고 인스타그램과 틱톡과 같은 인플루언서의 세계가 탄생했으며, 차 안에서의 화상 줌 통화가 가능해졌다. 오디오 및 비디오 팟캐스트는 주요 매체로 부상했고, 구글 지도(Google Maps)는 200개가 넘는 국가와 지역, 수억 개의 비즈니스 및 상점을 표시한다.
더 나아가, 레스토랑 메뉴를 QR코드로 확인하거나, 와인 한 병을 스캔하면 자세한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도 있다. 음주를 한 경우, 바로 대리를 호출할 수 있고, 식당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음식을 간편하게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외에, 시리와 같은 음성 기반의 개인 비서가 등장해 필요한 기능을 요청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비전 프로 역시 앱 스토어와 유사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비전OS 앱과 데모의 등장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업무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볼륨(Volumes, 정의된 경계 내의 3D 콘텐츠)’, ‘공유 공간(Shared Space, 공간에 띄워지는 둘 이상의 앱)’, ‘풀 스페이스(Full Space, 전체 시각 환경을 차지하는 하나의 앱)’, 가상 세계 또는 본격적인 VR로 연결되는 포털 등의 개념이 포함된다.
사용자는 비전OS를 통해 테이블이나 벽 등 모든 표면에 컨트롤이나 디스플레이를 배치할 수 있다. 비전 프로에 추가될 여행 모드는 애플이 비전 프로를 여행이나 출장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이는 출장 중 작업 및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비전 프로는 서드파티 앱 뿐만 아니라 애플 앱도 제공한다. 비전OS 베타에는 나의 찾기, 연락처, 파일, 프리폼, 홈, 아이클라우드, 아이튠즈, 메시지, 지도, 캘린더, 사파리, 애플 뉴스, 지갑, 사진, 설정, 단축키, 건강, 미리 알림 등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20개 이상의 앱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애니모지 스티커, 가족 앱, 이벤트 보기, 내 리모컨 찾기, 게임 센터, 로그인, 환경 설정, 프린트 센터, 빠른 보기, 사이드카, 비행 테스트, 수면 위젯 등 비전OS에 특화된 기능도 있다. 이 점으로 미루어 보아, 향후 애플의 공간 컴퓨팅 제품이 소비자의 생활과 의사소통, 놀이 방식 등 삶의 전반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비전 프로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비전 프로는 비싼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개된 비전 프로의 가격은 한 대에 450만 원 정도이다.
또한, 비전 프로는 착용 시 광대뼈에 자극이 갈 정도로 무겁고 답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시간 사용할 경우 디스플레이가 접하는 부분이 뜨거워지는 것도 개선할 점 중 하나이다. 물론 배터리 수명이 2시간밖에 되지 않아 그 이상 오래 착용하기는 힘들다.
결론적으로, 비전 프로가 어떻다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이다. 하지만 비전 프로 역시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전 과도기적인 현상을 겪을 것임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많은 기술 애호가들은 스마트폰이 정점을 찍었고 더 이상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할 여지가 없으며, 이제부터는 이 바통을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애플 비전 프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지금으로서는 출시 행보를 꾸준히 지켜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 AhnLab콘텐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