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 혁신과 또 다른 과제
시큐리티레터 880호: IT 업계가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에 주목하는 이유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많은 것을 바꾸어놨다. 비대면 업무 증가로 무인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단순 반복 업무를 로봇에 맡기는 로봇 업무 자동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에 따르면 전 세계 RPA 시장은 2019년 13억 6935만 달러에서 오는 2024년 88억 752만 달러로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투자 컨설팅 회사인 PWC는 RPA를 도입하면 전 세계 근로자 업무의 45%를 자동화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동화 덕분에 2조 달러에 달하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RPA 기술의 변화
최근의 RPA 구현은 ▲사무 업무 자동화용으로 소프트웨어 회사가 제공하는 고유기술 RPA 툴 ▲작업자가 코봇(Collaborative Robot)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코봇 업체에서 제공하는 고유기술 RPA 툴 ▲사무 업무 자동화와 코봇 프로그래밍용으로 나와 있는 다양한 오픈 소스 RPA 툴 총 3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삼정KPMG의 보고서 ‘PRA 도입과 서비스 혁신’에 따르면 RPA는 크게 3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기초 프로세스 자동화 단계로 반복 거래나 업무를 규칙 기반으로 프로그래밍해서 자동화하는 단계를 말한다. 2단계는 고급 프로세스 자동화 단계로 데이터와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으로 RPA 솔루션의 정확도와 기능을 향상하는 단계이다. 마지막 3단계는 인지 자동화 단계로 빅데이터 분석과 예측 분석을 통해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업무 프로세스를 스스로 학습하면서 더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찾아서 자동화하는 단계를 말한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RPA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본적인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는 물론 텍스트나 음성으로 인간과 대화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인 챗봇이나 인공지능이 결합된 딥러닝 알고리즘, 이미지에서 광학적인 음영을 통해 텍스트를 추출하는 기술인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술, 컴퓨터 프로그램의 오류를 찾아내고 고치는 작업 등을 수행하는 로봇 디버깅시스템, GUI 애플리케이션의 객체 인식 및 추적 기술, 이미지 또는 비디오 상의 객체를 식별하는 이미지 인식 기술 등이 RPA의 영역에 속한다.
국내 주요 공공기관 및 기업의 RPA 도입 사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 4월 ‘PRA 구축효과 보고회’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 이 보고회에서 심평원은 2020년 RPA 기술을 도입해 업무 전반에 걸쳐 일하는 방식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2020년 시범사업을 통해 신포괄수가 사업 업무 일부에 RPA를 적용해 처리시간 단축, 오류율 개선 등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켰다고 전했다.
심평원은 RPA 도입을 위해 사전에 직원설명회, 자체 업무분석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업무 재설계 역량을 내재화 했으며, RPA구축으로 연간 약 4,000여 시간에 달하는 단순 반복 업무 시간을 절감하고 수작업으로 인한 실수 등에도 방지하는 효과를 얻었다. 아울러, RPA 도입을 통해 단축된 시간을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내부 직원은 물론, 신속하고 정확한 자료 제공 등을 통한 대외고객 만족도에도 향상을 가져왔다.
이에 앞서 행정안전부(행안부)는 공공분야에 RPA를 시범 도입해 행정의 효율성과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왔으며 올해 다른 중앙부처와 지자체에도 도입, 확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2월에 개최된 설명회를 통해 밝혔다.
해당 설명회에서는 RPA를 도입해 활용 중인 농림축산식품부 등 3개 기관의 실제 운용사례가 소개됐는데 주요 농축산물 도매가격 동향분석에 RPA를 적용해 연 1,864시간에서 연 233시간으로 1,631 시간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안부는 부내 RPA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과제를 삼성SDS와 협력해 주요 정보시스템 자동점검, 부내 직원 상식학습 등록 자동화, 특근매식비 자동산출 시스템을 개발해 업무시간 단축과 업무 만족도 향상 등의 효과를 가져왔다.
광양제철소는 RPA 활용사례를 발표하는 스마트기술 경진대회를 개최했는데 RPA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 것은 물론 안전 리스크 최소화, 에너지/발전 효율 및 생산성 향상 등을 달성한 8건의 과제를 발표했다. 특히, RPA를 통한 염화수소 가스 배출농도 자동알림 시스템은 염화수소 가스 배출농도를 AI를 통해 예측 및 자동제어하고, 이를 RPA 시스템이 담당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함으로써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가 가능해졌다.
KT는 지난해 PRA 도입을 통한 업무 효율화로 100억원 이상의 비용 및 9만 시간 이상을 절약하는 효과를 냈다. 워크 이노베이션이란 이름으로 진행한 업무혁신 프로젝트 성과를 자체 진단한 결과, 직원들의 업무 시간을 연간 9만 시간 이상 단축해 생산성을 올렸고 103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대화형 로봇 기반 인사업무 모바일 신청 도구인 ‘마비서’와 조사 및 수합 업무 자동화도구인 ‘조사원’, 비대면 업무 도구인 ‘사이니’, 자율 좌석예약 도구인 ‘디지코 워크플레이스’ 등이 활용됐다.
RPA 도입 시 고려할 점
한국 IDG가 국내 클라우드 RPA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 IT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기업 중 거의 절반 가량이 (RPA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RPA를 전사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부터 특정 부서 일부 기능에 시험 도입한 기업까지, RPA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8.2%였다. 여기에 향후 1년 내 RPA를 도입할 계획이라는 응답인 10.7%를 더하면, 2023년 초에는 60%에 가까운 기업이 RPA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년 간의 RPA 투자 계획을 묻는 설문에는 66.8%의 응답자가 RPA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이 가운데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응답도 11.5%를 기록해 RPA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응답이 31.5%였으며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단순 반복 작업은 RPA에 맡기고, 핵심 인력이 중요한 일을 맡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RPA가 다양한 업종에서 업무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로봇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RPA가 반복적이며 규칙적인 업무를 자동화할 수는 있지만 의사결정자의 생각과 판단까지 자동화할 수는 없다. 따라서 RPA 솔루션을 도입하기 전에 어떤 업무 프로세스를 RPA로 대체할 것인지, 도입에 따른 투자수익률(ROI)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 AhnLab콘텐츠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