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ustry 4.0, 제4차 산업혁명이 이끄는 미래와 과제
Industry 4.0과 보안
최근 세계적인 화두는 인더스트리 4.0, 그리고 그로 인해 일어날 산업사회 전반의 변화로 확장된 개념인 제4차 산업혁명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더스트리 4.0으로 인해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물질과 정보의 구별 없이 물질이 곧 정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혁신을 위해 인더스트리 4.0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의 개념과 청사진, 그리고 선결 과제로서의 보안에 대해 소개한다.
앞으로 10여 년 뒤 나타날 기술적 변화에 얼마나 동의하는가?
휴대전화를 이식한 몸에 인터넷과 연결된 옷을 입고, 신호등이 사라진 도시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타고 인공지능과 함께 일할 일터로 향하는 시대……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800명의 비즈니스 지도자를 대상으로 이러한 기술적 진보가 2025년까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 결과, 동의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오른쪽 괄호 안의 백분율과 같다.
이번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목의 200페이지 보고서를 발간했다. 슈밥 회장은 이 보고서를 통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지속 또는 가속화할 것이라 전망한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불평등, 고용불안 등을 해결한다면, 빈곤, 기아, 난민 등 세계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은 이미 5년 전부터 독일 정부와 학계, 기업이 함께 강조하고 있는 ‘인더스트리 4.0’의 연장선 상에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2011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 2011)에서 처음 소개된 새로운 산업 시스템 컨셉 또는 패러다임이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일본의 정밀 로봇 기술, 미국의 인터넷/IT 기술, 중국의 저임금 대량생산에 대응하는 동시에 고임금, 인구 고령화, 제조업 해외 이전 등 국가적 이슈를 해결하는 전략으로 인더스트리 4.0을 제시했다. 인더스트리 4.0이 주로 산업 생산, 물류의 스마트화에 주목한 것인데 비해 4차 산업혁명은 그로 인해 일어날 산업사회 전반의 변화로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힘으로 기계화를, 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 의한 대량생산 체제를 이뤄냈다. 1950년대 이후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디지털 통신의 확산으로 생산 시스템의 자동화를 촉진시켜 왔다. 앞으로 전개될 4차 산업혁명 또는 인더스트리 4.0은 실물과 디지털 두 영역이 서로 융합되어 실물에서 디지털로, 그리고 다시 실물로 연결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산업 생산기기가 단순히 중앙집중시스템의 제어를 받아 제조만 수행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품과 소재가 기기와, 기기가 다른 기기와 어떻게 최적의 경로로 생산해야 할지 서로 소통하게 된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과 운영기술(Operations Technology, OT)이 통합된 ‘사이버-물리 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CPS)’이 등장하게 되며, 실물과 디지털 간의 자율적, 지능적 제어가 이뤄지게 된다.
사이버-물리 시스템(CPS)은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인간과 기계의 잠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새로운 방안으로 언급된 바 있다. 그 기반에는 물론 인공지능, 로봇, 가상현실, 3D 프린팅,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기술 발전이 전제된다. 지능을 갖춘 기계가 스스로 생산 경로를 결정하여 작업을 수행하고, 인간과 로봇이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고도의 생산성을 갖추게 된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생산 시스템은 협력업체와 생산 및 재고 현황을 공유하고, 소비자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제약없이 수용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소비자는 과거보다 고품질의, 고도로 개인화된 제품을 대량생산 체제와 유사한 비용으로 원하는 시점에 공급 받게 된다.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 데이비슨’은 해외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경쟁사와 달리 기존 생산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을 택했다. 생산 시스템 간의 유기적인 통합은 물론 클라우드를 통해 외부 협력업체와 정보를 공유하고 고객의 커스터마이징 요구를 효과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생산 시스템의 외부 네트워킹을 강화하였다. 이를 통해 수시로 변경되는 공정 하에서도 생산 리드타임을 크게 줄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애프터 마켓, 즉 판매 후 추가 커스터마이징에 대한 수요까지 제품 생산에 반영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의 효과도 거두게 되었다.
인더스트리 4.0이 단순히 공장 자동화, 제조 생산성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화된 생산, 물류, 제품에 내장된 수많은 IoT 센서로부터 수집되는 빅데이터가 제조와 서비스 과정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이를 통해 예지적 유지보수(Predictive Maintenance)와 같은 ‘스마트 서비스’가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장 서비스의 시간과 비용도 혁신적으로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생산과 스마트 서비스 확대는 기업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독일의 공기 압축기 제조업체인 캐져 콤프레셔(Kaeser Kompressoren)는 압축 공기 기술이 보편화되고 장비 판매 후 고객으로부터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자 장비 판매에서 압축 공기 서비스 모델로 비즈니스 혁신을 도모했다. IoT 센서 기술을 활용하여 장비 운영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일회성 판매가 아닌 사용량 기반 과금 서비스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미국의 존 디어(John Deere)는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 제조 및 유지보수가 주력 사업이었다. 이 업체는 보증 수리에 따른 품질보증비용을 절감하고 고장 원인을 빠르게 분석하기 위해 각종 센서와 네트워킹 기능이 강화된 트랙터를 개발하였다. 원격 상태 체크와 예지적 유지보수를 목적으로 개발된 이 스마트 트랙터는 전국 농지의 기후, 토질, 농작물 발육 등 정보를 수집하여 관리 시스템으로 전송하기에 이른다. 존 디어는 이렇게 수집, 분석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도의 농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부수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와 같은 인더스트리 4.0이 제시하는 청사진의 이면에 간과해서는 안될 위험이 존재한다. 생산과 서비스의 모든 프로세스가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수많은 IoT 센서에서 데이터가 쏟아지는 상황은 해커 입장에서 보면 공격 경로와 대상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산업의 디지털화로 복잡도가 증대되는 만큼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보안은 결코 간과될 수 없는 중요 과제다. 적정한 수준의 보안이 확보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은 인더스트리 4.0의 확산에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IoT의 확산으로 IT와 OT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현상을 ‘디지털 비즈니스(Digital Business) 시대의 도래'로 규정한다. 또한 디지털 비즈니스 시대의 보안은 사람과 비즈니스 자체에 대한 보안을 넘어 사물(Things)과 기기(Smart Machines)에 대한 보안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나아가 사이버 보안(Cyber-Security)의 3대 요소 즉, 정보의 신뢰성(Confidentiality), 무결성(Integrity), 가용성(Availability)에 사람과 환경에 대한 안전(Security)을 추가하여 ‘사이버 안전(Cyber-Safety)’이라는 확장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더스트리 4.0 시대의 보안은 기존 서버, PC, 네트워크 중심의 정보보안을 넘어 ‘디지털 보안(Digital Security)’으로 확장이 필수적이다. 원천 정보가 수집되는 IoT 기기 보호는 물론, 데이터가 저장, 분석되는 클라우드에 대한 접근 통제, 데이터 및 통신 암호화, 사용자 이상행위 탐지 등이 보다 중요한 보안 요소로 대두될 것이다. 아울러 보안 방법론 측면에서도 머신러닝, AI(Artificial Intelligence), 빅데이터 분석, 위협 정보(Threat Intelligence) 공유 등 새로운 기술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트너는 글로벌 IoT 보안 시장 규모에 대해 2013년 1.9억 달러에서 연평균 24% 성장을 거듭하여 2020년에는 8.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2020년까지는 시장 초기 단계로, 본격적인 성장은 2020년 이후에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인더스트리 4.0, IoT, 디지털 비즈니스 확산에 대한 보안 기술 관점의 면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앞서 세계경제포럼에서 제기된 2025년 기술변화 항목들을 보안 관점에서 변형해보았다. 앞으로 10여 년 뒤 나타날 이러한 보안 위협에 얼마나 동의하는가?
- AhnLab미래기획팀 류창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