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바일 콘퍼런스 MWC 2016에서 2020년을 미리 만나다
이 글에서는 MWC 2016에서 주목했던 이슈들을 다섯 가지로 추려 소개한다.
모바일과 데이터의 시대
MWC 2016 모토는 “모바일이 모든 것이다”이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확장되는 다양한 기술과 시장이라는 의미를 보여준다. 모바일은 이미 일상화됐고, 스마트폰이 아닌 모바일이라는 개념이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장이 되었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올해는 참관객 수가 10만명을 넘어서 통신과 모바일이 이끄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많은 이들의 관심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을 다 둘러본 느낌은 스마트폰은 기술적으로 정점을 찍었고 더 이상 놀라운 기술이나 스펙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외 업체들, 특히 중국의 다양한 제조사들이 비슷비슷한 스마트폰을 전시하는 것을 보며 제조나 소비에서 일상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많이 보이는 부분은 스마트홈, 스마트시티와 같이 대규모 산업 분야를 대체할만한 스토리들이었다. 농업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 신기술을 접목하여 혁신할 수 있는 모습들도 예전보다 더 많아지고 구체적으로 보여지고 있었다.
스마트폰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는 MWC 2016에 대한 리뷰를 다섯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Moible is everything
이번 MWC의 모토이기 때문에 가장 큰 키워드로 뽑았다. 모바일이 중심이다 보니 인증 수단으로 사용되는 자기 자신, 자기가 가진 것, 자신만 아는 것 중에서 생체 인증, 스마트폰 인증, PIN 번호 인증들 역시 모바일에서 이뤄진다. 결국 지불 서비스 시장을 키우는 동인(driver)은 모바일 환경과 스마트폰이 된 것이다.
올해는 웹과 관련된 솔루션은 눈에 띄지 않았다. 대부분이 ‘mobile first’도 아닌 ‘mobile only’ 솔루션이었다. 모빌리티(Mobility)가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모바일 아닌 것이 없다(Mobile is nothing)'라고 할 날도 조만간 도래할 것 같다. 올해 여름에 열리는 MWC 상하이의 슬로건은 ‘Mobile is ME’라고 하는데, 사용자 중심의 모바일 월드를 잘 표현한 듯하다.
2.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에 대한 높은 관심
전시장은 VR을 체험하기 위한 HMD(Head Mount Display)와 체험 대기 인원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인기 있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롤러코스터’나 Vivo와 SK텔레콤의 ‘해저탐험’ 등은 마지막 날까지 줄이 길었다.
구글의 탱고 프로젝트(Tango Project)에서 피아트(Fiat) 500 자동차를 둘러보는 형태로 증강현실(AR, Augment Reality)을 체험하는 코너도 있었다.
3.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VR 다음으로 많이 눈에 띄는 이슈는 부스마다 서 있는 자동차들과 여기에 적용되는 커넥티드(connected) 기술 및 서비스였다. 자동차 대시보드에서 보여지는 정보, 외부 카메라 및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 자동차 한 대의 정보, 도로 위의 사물을 인식하고 내비게이션에서 제공되는 정보 등을 수집, 분류, 학습하는 과정을 거치며 거대한 빅 데이터가 생성되는데, 이 거대한 정보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처리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자동차 산업은 중요한 변화를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 자체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자동차 내부에서의 사용자 경험은 아직 적극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 외에는 전기로 동력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정보 처리 능력을 중심으로 하여 디지털화된 위치 정보, 내비게이션 경로, 교통량 정보 등이 통합되어 최적의 경로를 자율 주행하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주인인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었으며,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는 모습이 엿보였다.
4.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의 구체화
전시장에서 ‘IoT’라고 써놓지 않으면 유행에 뒤쳐지는 분위기였는데, 막상 내용을 보면 사물인터넷스러운 점을 알기 힘든 부스도 많았다. 하지만 전보다 기술적인 고민과 시도가 많아졌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컨셉트도 눈에 띄었다.
IoT는 다른 무엇과 연결해 준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고, 연결성을 가진 이후에 데이터를 수집, 분석, 결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까지 이야기가 되었는데 아직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개별적으로 찾기 힘들었다.
5. 제조의 평준화, 스타트업의 시대
오늘날 제조사는 손쉽게 스마트폰과 태블릿,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웨어러블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흔히 말하는 스펙 차이는 거의 없고, 품질 차이도 크게 없는 듯하다. 그렇기 때문인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화웨이 등은 스마트폰 이후의 시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고, 전체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웨어러블은 스마트워치와 함께 손목 위를 떠나는 경우는 드물었고 보여주는 정보도 비슷했다. 새로운 활용도를 찾아내지 못하여 돌파구가 딱히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스마트워치는 네모난 형태에서 둥근 형태의 전통적인 시계 모양이 대세가 됐다. 더 큰 도약을 위해 준비가 필요한 시기이다.
통신사업자들은 너도나도 5G를 경쟁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초당 20Gbps의 속도를 누릴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화웨이만이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4.5G를 이야기했다. 마치 4G 시대 이전에 LTE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던 분위기와 비슷했다. 화웨이는 5G 시대를 준비하는 다양한 인프라와 플랫폼, 중계기 등을 꾸준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전체를 하나로 아우르는 플랫폼이나 서비스는 아직 구체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시장에 있는 각 요소를 연결하여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나로 모으다 보면 더 빠르게 우리가 생각했던 미래를 현실로 만들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들었다.
도시 교통과 물류 측면에서 보자면, 커넥티드 카들로 채워진 도로 위에서 자율주행을 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최적화된 경로를 이용하게 되며,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우버를 이용하는 것처럼 소비한 만큼의 비용을 지불하고, 차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쇼핑을 하고 업무를 보게 된다. 콘텐츠를 생산하고 결제하고 소비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 자동차 안이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Connected everything)' 시대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정보(data)에 대한 관점과 해석이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얼마나 좋은 알고리즘으로 제어하고 예측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사물간 연결과 정보를 중심으로 한 상호작용이 중요해질 것이며 솔루션 최적화를 위한 관리와 시각화가 필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진정한 디지털 비즈니스와 디지털 이코노미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좀 더 현실적으로 느끼고 고민하게 됐다.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윤리, 법률, 철학적 이슈들과 함께 보안이라는 산업의 미래도 더 큰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자신의 분야가 어떻게 변화할지 항상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할 시간은 그리 길게 남은 것 같진 않다. 모바일에서 커넥티드로 넘어가는 시대적인 변화의 지점에 서 있는 현실을 잘 인식해서 2020년 이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때인 것 같다.
- AhnLab미래기획팀 전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