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PC와
모바일 게임이 강세인 반면, 해외에서는 콘솔 게임이 인기가 좋다. 포화
상태인 게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게임사들은 PC와 모바일,
콘솔 3가지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멀티플랫폼 게임의 정의와 동향을 알아보자.
2022년 말,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2022(G-STAR 2022)’가
열렸다. 이곳 체험 부스는 모두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마련됐다. 행사에
참석한 주요 게임사들은 멀티플랫폼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과거에는 PC와 모바일, 콘솔
게임의 경계가 분명했다. 말 그대로 콘솔 게임은 콘솔에서만, PC 게임은
PC에서만 작동했다. 이 경계를 허물기 위해 일부 게임사들은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모바일 게임의
PC 버전을 즐길 수 있는 ‘퍼플(PURPLE)’ 플랫폼을
만들어 배포했으며, 구글은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Google Play Games)’를
선보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모바일 게임이 출시될 때 PC 버전도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 위메이드의 ‘미르4’,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넷이즈가 공동 개발한 '디아블로 이모탈'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콘솔 게임도 지원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왜 멀티플랫폼 게임인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 산업 매출은 2020년에 비해 11% 증가한 20조9,913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산업 매출이 20조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2년 게임 산업 매출을 23조로 추정했다. 수출액 또한 86억7,287만 달러를 기록하며 2020년보다 약 6% 증가했다.
게임백서에서 눈여겨볼 만한 점은 플랫폼별 게임 시간의 변화이다. 2021년
모바일 게임 이용 시간은 하루 기준 주중 87분에서 2022년 81분으로 감소했고, 주말도 123분에서 117분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콘솔 게임의 경우 2021년 주중 53분, 주말
102분이었던 것에 비해 2022년에는 각각 69분, 110분으로 증가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콘솔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크래프톤은 이미 2022년 12월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PC와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했고,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올해 PC콘솔용
멀티플랫폼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상반기 출시할 ‘쓰론
앤 리버티’도 PC와 콘솔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와 모바일에서 플레이할 수 있으며, 향후 콘솔 플랫폼에서도 지원된다. 또한, 2022년 10월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는 본래 PC 게임이지만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 외에 ‘퍼스트
디센던트’, ‘워 헤이븐’도 PC와 콘솔로 출시된다.
그동안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 환경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낮은 성장률로 인해 국내 게임사들은 점차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는
콘솔이라는 또다른 큰 플랫폼이 버티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가 2~3위인 미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콘솔 플랫폼 비중이 각각 39.4%,
22.5%이다. 따라서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콘솔 플랫폼을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PC 버전으로는 한국과 중국을, 콘솔
버전으로는 일본과 유럽, 미국을 공략할 수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멀티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멀티플랫폼 게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요즘 국내 게임 신작 중에서는 PC-모바일 또는 PC-콘솔 등 2가지 이상의 기기를 지원하는 게임이 대세이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대표적이다. 넥슨은 레이싱 장르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모바일/PC 시연 버전과 함께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장르 '데이브 더 다이버'의 닌텐도 스위치 데모 버전, 슈팅 장르 '퍼스트 디센던트'의 PS5 PC 시연 버전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모바일과 PC,
콘솔을 모두 지원한다. 이 게임은 카트라이더 IP 최신작으로, 높은 수준의 그래픽 연출성과 조작의 재미 등을 계승해 발전시킨 것이 특징이다.
지금은 PC나 모바일에서만 즐길 수 있지만, 조만간
콘솔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SF 호러 장르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PS5 시연 버전을 내놓았다. 이 게임은 PS4와 PS5, X박스원, X박스 시리즈 X¦S 등 콘솔과 스팀 및 에픽게임즈 스토어 기반 PC 게임으로, 전 세계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감옥 식민지가 있는 목성 위성 칼리스토 배경의 싱글 플레이 재미를 강조한 작품이다.
넷마블은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 '아스달 연대기'의 PC 버전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정식 출시 이후 모바일-PC 크로스 플랫폼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사는 다양한 기기를 지원하는 게임을 개발하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보다 더 쉽게 잡을 수 있다. 앞으로 게임사들이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멀티플랫폼
게임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