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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와 변화 사이…한글의 트랜스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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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hnLab
  • 2019-10-08

올해로 한글날이 573돌을 맞았다. 한글날이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는 계속되는 국제 갈등 속에서 한글 덕분에 민족적 자긍심을 느낀다는 점이 으뜸이지만, 지난 2013년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된 탓도 없지 않다. 또 해마다 한글날이면 등장했던 언어 파괴’에 관한 반복된 우려 대신 한글의 변화,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늘었다는 점도 한 몫 거들었다. 한글의 우수성, 장점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 이 글에서는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한글날’에 관한 반가운 ‘사실’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훈민정음을 반포한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로, 1946년에 공휴일로 지정됐다. 그러나 지난 1991년, 일부 공휴일을 축소하면서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는데, 2013년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덕분에 여전히 쉬는 날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다. 

 

‘한글날’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것은 1928년으로, 이보다 앞선 아직 ‘한글’이라는 명칭이 없던 1926년 조선어연구회에서 ‘가갸거겨-‘에서 이름을 따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정한 것이 한글날의 시작이다. 1926년 당시에는 ‘세종실록’의 ‘세종 28년 9월조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라는 기록을 근거로 음력 9월 29일을 기념일을 정했다. 이후 음력으로 기념해오던 한글날을 1931년부터 양력으로 변경하는 과정을 몇 차례 진행됐고, 1940년 ‘훈민정음’ 원본이 발견돼 ‘ 11년 9월 상한’이라는 서문의 기록이 확인되면서 이것을 양력으로 환산한 10월 9일이 오늘날의 한글날이 되었다. 

 

‘한글’에 관해 반가운 ‘소식’

며칠 전, 반가운 뉴스가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부족어 표기법으로 채택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한글 교육이 흐지부지 되기는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1만7천여 개의 섬과 다양한 민족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는 사용 언어가 700개에 달할 정도로 복잡하다. 로마자로 표기하는 인도네시아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뒤 소수 민족 언어가 급감하는 상황에 독자적인 언어는 있었지만 표기법이 없던 찌아찌아족이 훈민정음학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방안을 채택한 것이 지난 2009년이다. 

 

찌아찌아족은 2009년부터 소라올리오 마을의 초등학교부터 한글 교재로 수업을 시작했는데 1년 전부터는 바따우가군에서도 한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단다. 그동안 찌아찌아족 초등학생 1천여 명이 한글 교재를 배웠고, 그 효과 덕분에 계속적으로 옆 마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 찌아찌아족의 한글 교재 (*출처: 훈민정음학회)

 

여기서 잠깐! 드물지만 간혹 찌아찌아족이 ‘한국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찌아찌아족이 사용하는 것은 한국어(韓國語, Korean language)가 아니라 한글이라는 글자(Korean alphabet)이다. 찌아찌오족의 언어인 ‘찌아찌아어’가 있지만 이를 표기하는 글자가 없어 한글로 그들의 말(語)를 표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찌아찌아어로 예(Yes)’는 움베, ‘아니오(No)’는 찌아, ‘감사합니다’는 따리마까시, ‘사랑합니다’는 인다우뻬엘루이소오 등으로 표기한다. 한국인으로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즉 한국어는 아니지만 분명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 

 

파괴와 변화 사이…찌아찌아족은 되고 한국인은 안된다?

흔히 우리나라 도시를 표현할 때 별명이나 수식어를 붙인다. 판타스틱 부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송도 국제도시 같은 표현을 쓰곤 하는데 판타스틱이나 허브 같은 외래어를 한글로 쓰면 한글 파괴일까? 영어 단어를 발음할 수 있도록 한글을 적극 활용한 이 같은 사례는 fantastic이나 hub라는 단어를 몰라도 똑같이 발음할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이 아닐까 싶다. 찌아찌아족의 한글 표기처럼 말이다.

 

거꾸로 한국어를 다른 나라 언어로 표현한 것은 어떨까? 김치는 분명 한국어이다. 간혹 해외 여행 중 발견한 김치 제품에 Kim chi라고 표기한 걸 볼 수 있을 것이다. Kim chi는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영어 알파벳으로 표기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가 파괴됐다고 하는 영어권 국가가 없는 것처럼, 김치를 한글이 아닌 영어 알파벳으로 표현했다고 해서 한글이 파괴됐다고 할 수는 없다.

 

한편, 매년 한글날이면 한글의 우수성에 관한 기사나 TV 프로그램과 함께 ‘우리말 파괴 현상’이나 ‘요즘 젊은이들의 잘못된 언어 습관’이 화두가 된다. 실제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인싸 등의 신조어뿐만 아니라 소확행, 내로남불, 갑분싸 같은 줄임말이 유행이다. 줄임말은 이제 유행을 넘어 젊은이들 사이에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젊은이들이 이 같은 신조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그들만의 은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줄임말을 쓰면서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낀다. 둘째는 인터넷 채팅 문화 때문이다. 긴 문장을 쓰는 것이 채팅하기엔 번거롭고 반응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혹자는 ㅇㅈ(인정), ㅇㅇ(응)과 같이 자음만 써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짐작 가능한 것 또한 한글의 위대함이 아니냐고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줄임말 사용은 90년생 아이들, 밀레니얼만의 유별난 특징은 아니다. 지난 20-30년간 한글날 즈음의 뉴스 기사들을 찾아보면 매년 같은 주제가 반복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인터넷 채팅 문화에 따른 영향은 부정할 수 없지만, 또래 문화로서의 은어를 사용하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만의 특성은 아니라는 것. 또 항상 ‘요즘 젊은이’만 줄임말을 사용했던 것도 아닌다. 오히려 대중 파급력이 강한 언론 미디어에서 줄임말을 자주 사용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안보리로 표현한다거나 행정안전부를 행안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식약처로 줄여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신조어나 줄임말이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더욱 아니다. 차이가 있다면, 영어권에서는 매년 신조어를 정식으로 옥스포드 사전 등에 등재하여 정식 단어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이미 관용어로 자리잡은 – 오히려 현재는 잘 사용하지 않는 - TGIF(Thank God It’s Friday)나 DIY(Do it Yourself)를 비롯해 ‘추후 발표한다’는 의미의 TBA(To be announced), 우리나라 말로는 흔히 ‘셀카’라고 부르는 셀피(Selfie), 우리나라 젊은이들식으로 해석한다면 ‘안물안궁, 전혀 궁금하지 않은’ 쓸데없이 많은 정보를 뜻하는 TMI(Too Much Information)나 ‘빵 터졌다’는 뜻의 LoL(Laugh-out-Loud) 등이 소셜미디어나 이메일에 자주 쓰인다. 

 

심지어 우리나라 말인 ‘재벌’도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Chaebol로 등재되기도 했다. 옥스포드 사전은 아니지만 위키피디아에서 ‘먹방’이라는 우리나라 신조어를 그대로 영어로 표기한 Mukbang을 찾아볼 수 있으며, 미국의 주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즈나 영국의 인디펜던트에서는 갑질(Gapjil)과 개저씨(Gaejeossi)라는 표현을 쓴 것이 역으로 국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영문 위키피디아의 먹방(Mukbang) (*출처: Wikipedia.org)

 

영어권에서 신조어나 줄임말을 사전에 등재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과 ‘경제성’과도 관련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학교 때 즈음 스치듯 듣고 잊었던 ‘언어의 역사성’이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단어의 소리나 의미가 사라지거나 새로 생기고 변한다는 것이다. 또 ‘언어의 경제성’이란 언어를 사용할 때 인지적, 물리적 노력을 감소시키는 쪽을, 즉 경제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추구하게 된다는 특성이다. 

 

‘요즘 젊은이’로 지칭되는 밀레니얼 세대나 20-30년 전의 엑스(X) 세대가 사용하던 신조어는 언어의 ‘파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또 인터넷 채팅이나 소셜미디어가 아니더라도 ‘줄임말’을 쓰는 것은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에너지를 적게 들이는 경제적인 언어 사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줄임말은 한글 파괴가 아닌 한국어의 법칙을 약간 벗어난 것이라는 주장도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법이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변하듯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줄임말이나 신조어에는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없는 특정 세대의 문화가 녹아 든 단어들이 대부분이라 세대간 의사소통의 단절을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언어의 자연스러운 특성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영어권의 사례와 같이 우리 언어를 더욱 풍요롭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글 파괴가 아닌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으로 바라봐도 되지 않을까?

 

밀레니얼의 대화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신조어와 줄임말

이 참에 밀레니얼 세대의 대화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신조어와 줄임말 몇 가지 정도 알아두자. 다만,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라면 실제 (오프라인)대화 시에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 소통을 위해 사용했다가 오히려 ‘갑분싸’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줄임말>

• 갑분싸: 갑자기 분위기 싸 해짐. 누군가 썰렁한 이야기를 해 분위기가 어색해졌을 때 사용한다.

• 먹방: 먹는 방송 

•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 잣대를 가진 사람 또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

• 복세편살: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의 줄임말

• 제곧내: 제목이 곧 내용이라는 뜻. 초성으로 ㅈㄱㄴ라고 쓰기도 한다. 

• 졌잘싸: 졌지만 잘 싸웠다. 스포츠 경기에서 아쉽게 패배하였거나 좋은 경기를 펼쳤을 때 사용한다.

• 취존: 취향존중의 줄임말. 다양성이 추구되는 현대 사회에서 상호존중을 전제로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꺼려하는 것이라도 그것을 좋아하는 이를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해달라는 의미 

• 싫존주의: 싫어하는 것도 존중 해주자의 줄임말로, 위의 취존과 유사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 최애: 최고로 애정(사랑)하는 사람 또는 사물

 

<신조어>

• 온라인 탑골공원: 밀레니얼 세대가 태어나고 있던 90년대의 ‘젊은이’들이 좋아하던 노래나 가수, 영화 등의 콘텐츠를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서 즐기거나 제공하는 뉴트로(새로운 복고) 현상을 뜻하는 신조어로, 동명의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됐다. 어르신들이 자주 찾아가는 곳이 탑골공원이라는 것에서 착안한 표현이다. 

• 일코노미: 1과 Economy의 합성어. 1인 가구로 인해 나타나는 경제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

 

더 많은 신조어와 줄임말이 궁금하다면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디지털 네이티브의 ‘신조어’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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